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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과 반등의 반복, 파일코인 연대기

by ETC_98 2025. 4. 6.

파일코인과 관련된 이미지
파일코인과 관련된 이미지

 

파일코인(Filecoin, FIL)은 분산형 스토리지 네트워크라는 독특한 가치를 중심으로, 2017년 ICO부터 2025년 현재까지 여러 번의 부침을 겪은 대표적인 Web3 프로젝트입니다. 블록체인 시장이 반복적으로 순환하는 가운데, 파일코인은 그 특유의 실물 기반 스토리지 구조와 경제 모델로 인해 ‘급등-급락-다시 반등’의 전형적인 사이클을 여러 번 겪으며 점차 기술 중심 생태계로 진화해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파일코인의 탄생, 성장, 위기, 재도약의 모든 흐름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며, 각 시기의 특징과 의미를 분석해봅니다.


1. 탄생과 철학의 시작 (2014~2019) – 인터넷을 재설계하려는 실험

파일코인의 출발은 단순한 암호화폐 발행이 아니었습니다. Protocol Labs가 2014년 발표한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는 기존의 HTTP 기반 인터넷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탄생한 분산 파일 전송 시스템이었습니다. IPFS는 중앙 서버 없이 사용자들이 서로 파일을 공유하고 저장하는 네트워크이며, 이는 단순한 P2P를 넘어 정보의 위치가 아닌 내용(hash)에 기반해 파일을 요청하는 구조였습니다.

이러한 IPFS의 철학은 '중앙화된 인터넷을 탈피하고, 누구나 데이터를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공공재'를 만드는 것이었으며, 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경제 시스템으로 제안된 것이 바로 **파일코인(Filecoin)**이었습니다.

2017년 ICO 당시, 파일코인은 2억 5천만 달러를 모금하며 ICO 역사상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Web3 기술에 대한 기대와 ‘인터넷의 재탄생’이라는 담대한 비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을 보여주는 지표였습니다. 그러나, ICO 이후 파일코인의 여정은 험난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매우 정교한 구조(PoRep, PoSt, Deal lifecycle 등)를 구현해야 했기에, 파일코인의 메인넷 출시는 2020년까지 지연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은 개발 지연과 커뮤니케이션 부족에 불만을 표시했고, "스캠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Protocol Labs는 테스트넷과 Space Race 프로그램을 통해 채굴자와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했고, 이 시기를 통해 글로벌 노드 기반과 테스트 보상을 일부 제공하며 기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하게 됩니다.


2. 메인넷의 등장과 채굴 광풍 (2020~2021) – 과열된 기대, 그리고 급랭

2020년 10월, 드디어 파일코인 메인넷이 공식 론칭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이 쏠렸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실체를 드러낸 FIL 토큰은 여러 글로벌 거래소에 동시에 상장되며 상장 당일 가격이 $200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는 ‘파일코인 황금기’로 평가되며 특히 채굴 산업에서 엄청난 붐이 일어났습니다.

파일코인은 **PoW 방식이 아닌 스토리지 기반 합의 메커니즘(PoRep + PoSt)**을 사용합니다. 즉, 네트워크에 유효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채굴자에게 보상을 지급합니다. 이 시스템은 기술적으로 획기적이었지만, 동시에 몇 가지 부작용도 불러왔습니다.

📌 중국발 채굴 붐

  • 수천 대의 스토리지 서버가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배치
  • 전문 채굴 기업 설립, 기계 공급업체 생태계 확대
  • 가짜 데이터 업로드 문제: 단기적으로 공간을 채우기 위한 무의미한 저장 증가

이러한 과열은 결국 기술 발전보다는 보상만을 목적으로 한 '금광 러시'로 비춰지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파일코인의 시스템은 채굴 초기 '담보 토큰' 요구량이 높아 개인 진입 장벽이 과도하게 높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2021년 중반까지 FIL 가격은 $230를 넘기며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조정, 중국의 채굴 규제, 과잉 공급, 거래소 유동성 축소 등의 요인으로 인해 급락했고, 2021년 말에는 $40 선까지 하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도 파일코인은 기술적으로는 네트워크 안정화, 채굴 보상 조정, 노드 관리 시스템 고도화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단순 시세가 아닌 인프라 자산으로서의 방향성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3. FVM과 Web3 활용의 본격화 (2022~2024) – 스마트 저장의 시작

2022년은 파일코인이 단순 저장 플랫폼을 넘어 스마트 계약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대전환점을 맞은 해였습니다. 바로 **FVM(Filecoin Virtual Machine)**의 등장입니다.

FVM은 이더리움의 EVM처럼 스마트 계약을 파일코인 네트워크 상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가상 머신입니다. 이를 통해 파일코인은 단순한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조건부 저장, 보증 기반 스토리지, 탈중앙화 클라우드와 같은 다양한 Web3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FVM 도입 이후 주요 변화

  • 데이터 기반 DAO: 예를 들어, 논문을 IPFS에 업로드하고 이를 DAO가 관리하며 토큰 보상 지급
  • 분산형 유튜브·넷플릭스: 콘텐츠 NFT와 스토리지 계약을 연동해 수익 배분 구조 생성
  • AI + Storage: 대용량 학습 데이터셋 저장을 파일코인으로 처리

파일코인 재단(Filecoin Foundation)은 이 시기에 Orbit 프로그램, Filecoin Green, Web3.Storage, NFT.storage 등 여러 솔루션을 공개하며 생태계 확장에 주력했고, 2023~2024년 사이에는 1,00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파일코인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축하였습니다.

특히 Web3 기반의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기업 백업 시스템, 의료 데이터 보호 등의 분야에서 파일코인이 적극 활용되며 ‘사용되는 플랫폼’으로 탈바꿈한 것이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4. 2025년 현재 위치: 실용 생태계로의 도약, 진짜 Web3 인프라인가?

2025년 4월 현재, 파일코인은 시세적 측면에서는 $7~8 사이를 횡보하고 있으며, 과거처럼 폭발적 상승을 기대하는 시장은 줄었지만, 그 대신 개발자 중심·실사용 중심 플랫폼으로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현재 파일코인은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뚜렷한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 FVM 기반 DAO 플랫폼 50+ 개
  • AI 모델 훈련용 데이터셋 저장 프로젝트 증가
  • 공공 아카이브, 라이브러리, 오픈 사이언스 데이터 관리 기관과의 파트너십 확대
  • DePIN(탈중앙 물리 인프라)과의 협업 구조 정착

또한 FIL 토큰 이코노미도 안정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채굴 보상이 줄고, 스토리지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공급 과잉 문제가 완화되었고, 장기적으로 토큰 가치 안정성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파일코인의 기술 스택은 단순 저장이 아니라 Web3 생태계의 기반 인프라로 확장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의 레이어2 프로젝트가 Rollup의 데이터 저장을 파일코인에 연동하거나, zkRollup 기반의 증명 데이터를 저장하는 등 멀티체인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결론] 파일코인의 진짜 가치는 기술과 신뢰의 누적이다

파일코인의 연대기는 **“기대 → 실망 → 기술 내실화 → 진화”**라는 일관된 흐름을 보여줍니다. 이는 Web3 산업 전체의 축소판이기도 합니다.
FIL 토큰의 가격은 과거처럼 폭등하지 않지만, 생태계는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성장 중이며, 실제 사용하는 기업과 개발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파일코인의 진짜 가치는 시세가 아닌 사용성에 있습니다.
온체인 데이터 보관, AI 학습데이터 지원, DAO와의 결합, 글로벌 분산 노드 운영 등은 모두 블록체인이 실생활과 연결되는 방식으로 작동 중입니다.

지금의 파일코인은 ‘분산 저장의 미래’라는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Web3의 물리적 인프라라는 현실적인 평가에 가까우며, 그것은 오히려 더 큰 신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